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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체르노빌 피해 아동들이 쿠바로 떠난 이유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소련지배하에 있던 우크라이나에서 원자력 발전소 내 전원공급 상실상태에서 안전 시스템을 해제하고

 

부하 검사를 진행 하던중 발생한 사고인데 최근 온라인 상에서 체르노빌 관련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참혹한 재해현장이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그곳에서 논란이 될만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이유에서다.

 

 

 

사고발생 30년이 지났지만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는데, 오늘은 당시 사고지역 근처에서 태어난 2세들의

 

치료를 돕기위해 쿠바의 보건부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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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우크라이나 태생 제루스(Gerus)는 체르노빌 근처에서 거주하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10살때 피부에 백반증이 나타나기 

 

시작해 쿠바로 치료받으러 간 23,000명의 어린이들 중 한명이다.

 

당시 이러한 증상은 제루스가 거주했던 지역 또래의 2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인데 치료가 쉽지 않을 뿐더러 치료제 가격도 상당히

 

비싼데다가, 치료제가 증상을 완화시켜줄거라는 100%의 보장도 없었다. 

 

어느날 제루스의 엄머니는 지인으로부터 쿠바에 가서 치료받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무료라는 말에 반신반의 했지만

 

아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갖고 지원하여 6개월 가량 기다린 끝에 쿠바로 갈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구반대편 외딴 섬나라 였지만 제루스의 치료를 위해 보낼수 밖에 없었고 도착한 곳은 쿠바 수도 아바나 동쪽으로 30km떨어진 해변에

 

위치한 온천이었다.

 

 

( 쿠바로 치료를 받으러 간 체르노빌 아이들 )

 

원래 50년대 쿠바 중산층을 위해 개발된 곳이었으나 쿠바혁명 이후 쿠바정부는 체르노빌 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수용하여 이른바

 

"체르노빌 아동"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이곳은 2개의 병원, 학교, 극장, 식당, 공원, 레크레이션 활동실로 이루어져 있었고 2km 거리에는 해변이 위치해있었다.

 

제루스처럼 들어온 환자들은 피부질환 부터 소화기관 장애, 뇌성마비, 암 심지어 기형까지 그 종류와 심각함이 천차 만별이라

 

증상과 정도에 따라 4가지 군으로 분류했다.

 

 

- 수개월의 입원치료가 필요한 혈액암 및 다른 중증 어린이

 

- 60일 정도의 치료와 경과를 지켜봐야하는 어린이

 

- 45~60일 정도의 통원치료가 필요한 어린이

 

- 그 외 증상이 덜한 어린이

 

 

 

이 어린이들에게 의학적 치료가 병행되기는 했으나 가급적 자연치유를 유도하여 아이들의 자가회복속도를 높히는데 중점을 두었다.

 

피부질환이 있던 제루스를 포함한 아이들에 한해서는 긴소매옷을 입고 햇빛아래 백사장에서 자유롭게 뛰어놀았고, 아이들 역시

 

이러한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좋아해 치료율이 극대화되는 성과를 낳았다.

 

제루스의 경우 12살, 14살, 15살에 쿠바를 한번 씩 총 3번 방문하여 자연 치료한 끝에 결국 완치하기에 이르렀다.

 

 

( 당시 대통령이 었던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가 체르노빌 어린이들에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

 

 

당시 소련붕괴 후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던 사람들에게 생긴 체르노빌 대재앙 사이에서 무료로 쿠바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은 크게 감격했다고 한다. 물론 치료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하여 많은 의혹을 낳았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에서 21년간  26,114 명의 환자 (84%가 어린이)가 치료받아 크게 호전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심지어 90년대 소련 붕괴후의

 

일정 기간동안에도 쿠바정부는 이 프로그램 운영을 멈추지 않았으며, 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당시 소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쿠바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